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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3/4이 훌쩍 흘렀다. 코로나로 인한 소통의 마비와 경제적인 타격으로 말미암아 지난 3년간 우리는 각자의 힘든 시간을 보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괴로움과 외로움. 지혜롭게 이겨낸 사람도 있을 것이며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 모두가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에 여전히 절망과 슬픔 속에서 잠식돼 있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는 일이다. 오히려,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인정이자 삶의 방식이다.


Editor Alex Oh

Director ANOUK




As an Artist

조민영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서양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쩌면 <프랑스 백반>의 사장님으로 더 잘 알려졌을 지도 모르겠다. 얼핏 그림 그리는 화가에게 붓 대신 칼을 드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요리를 통해 화가로서의 열정과 꿈이 더욱 간절해졌다면 그것은 분명 시너지일 것이다.  


언제부터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어했나요?
저희 아버지도 화가였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실에 들어가 캔버스에 붓을 문질러보면 그 거친 소리가 묘하게 좋았어요. 아버지도 홍대 서양화과를 나왔는데, 사람들이 부녀 모두 홍대 미대 출신이란 점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셨죠. 지금 아버지는 30년째 투병 중이랍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 오른쪽을 못 쓰게 되었는데도 왼손으로 어렵게 작업을 하고 계셔요. 눈도 어두워서 작업이라고 하기 보다 그냥 당신이 놓기 싫은 그림에 대한 미련을 푸는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시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제 인생에 스며든 것 같습니다. 

유학을 프랑스로 떠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유럽은 학비 부담이 없다는 거였어요. 독일과 프랑스를 마음에 두고 있을 즈음 독일에서 한국 유학생이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죠. 마침 프랑스에 친구들이 좀 있어서 더 친숙했던 것 같아요. 또,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화가의 자유로운 창작활동과 교류에 대한 환상도 컸답니다. 사실, 작업만이 아니라 개인의 삶도 똑같이 중요하잖아요. 당시 프랑스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작업방식이나 삶의 모습들을 보고 프랑스를 선망하게 되었죠.

유기견은 한국에 온 이후에 그리신 걸로 아는데요. 유기견을 그리기 시작한 계기가 무엇이었지 알려주세요.
아는 동생을 따라 유기견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일이 계기가 되었지요. 당시 큰 아픔을 겪은 뒤라 몸도 마음도 약해져 있던 시점이었는데, 버려진 유기견들의 슬픔이 오롯이 저에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만해도 작업을 재개하기 전이었고 몸도 너무 힘들었지만 유기견을 그리는 것만이 화가로서 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그렇게 작업 아닌 참여 형식으로 아이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화가로서 작가님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제가 그리 열정적인 작가는 아닌데요, 사실 작업보다 ‘작업하는 제 자신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감사하게 여깁니다. 내 인생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에 감사하고, 내 능력치가 나의 의지를 표현해주어서 감사해요. 살아가며 고마운 여러가지 중에 제가 화가라는 것에 대해, 그 운명에 대해, 그 시작이 되어준 나의 아버지에게도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대단히 엄청난 화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화가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림에 대한 작가님의 열정과 모험, 도전, 미래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서울에서도 그랬듯이 작업이 제 삶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었어요. 생활하려면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가게를 중심으로 한 쪽에 작업 공간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나마 이런 현실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건 가게 수입으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식당 운영을 100% 예약제로 하다 보니 예약이 없는 날에는 그림을 그렸어요. 늘 작업 시간이 부족했고 그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하지만, 불행히도 제 건강이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네요. 작가로서 갖고 싶은 모험, 도전, 계획 같은 것들은 지금으로선 너무 추상적이거든요. 제 자신과 할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한다, 계속 그리겠다는 것입니다. 




About Work

조민영 작가의 작품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색감에, 그 표정에, 그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눈부신 파스텔 톤은 생명체에 묘한 신비로움을 선사하고 여백과 섬세한 선들은 피사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만 같다.


작가님의 작업스타일을 알려주세요.
저는 아주 게으른 작가예요. 열심히 그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열심히 생각해요. 그런 다음에는 몰아서 몇 점을 한번에 그려냅니다. 이렇다 보니 틈새 시간에 야금야금 작업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어요. 결국, 그리는 시간보다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한다고 제 자신과 항상 타협한답니다. 

작가님은 그리는 대상(유기견, 사람)을 어떻게 찾는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이 만났던 사람 혹은 강아지들인가요? 
제 그림의 대상은 늘 ‘누군가’입니다. 만나지 못한 모델이 더 많아요. 어떤 사진을 보고 모티브를 찾아 제 나름의 그림 속에 ‘끼워 넣기’ 식으로 작업해요. 그래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색들이 굉장히 예뻐요. 피사체의 표정이나 감정의 디테일도 너무나 섬세합니다. 전반적으로 작가님 그림에 드러나는 색상은 파스텔처럼 유하고 연한 감성이 느껴지면서 선명하지는 않는데요. 그런 색이 사람이나 동물의 표정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고민해서 그리지는 않습니다. 성격 상 모든 면에서 계획적이질 못해서요. 충동적인 면이 더 강하죠. 그렇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연히 대상이나 색상을 고릅니다. 그건 결정하는 순간의 감정일 뿐이고 그 바탕에는 인간, 생명에 대한 어떤 존엄성이 깔려 있어요.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엇인가요?
‘메시지’가 아닐까요? 제가 그림으로 전달하려는 언어가 곧 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For Exhibition

그룹전을 포함해 개인전을 거의 열지 않는 조민영 작가는 지웅아트갤러리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된다. 스스로 게으른 작가라 말하는 그녀의 소신은 ‘걸고 싶은 그림이 있을 때’ 전시를 하는 것. 인물화에 대한 애정이 높아진 요즘, 조민영 작가의 최신작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작품은 어떤 것들일까요? 
요즘에는 동물 그림을 많이 그리지 않아서 아마도 인물화 위주가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완성한 분홍색이 잔뜩 들어간 인물시리즈 얘기를 하자면,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우리가 가진 색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큰지 새삼 놀란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막연하게 분홍이라 하면 밝고 환하고 기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슬픔을 분홍으로 표현하고 나니 제 자신도 놀랐거든요. 평소 잘 안 쓰는 색이기도 했지만 원하는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의외의 조합이었죠. 

어떤 기준으로 인물화를 선택했을까요? 
선택의 기준은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노인을 많이 그렸고, 외국인도 그렸고, 밝은 색을 많이 넣었어요. 노인을 그린 이유는 삶이라는 것에 대한 회한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인생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과 같은 허망함을 드러내고 싶었죠. 그런데, 분홍을 잔뜩 넣었고 의외로 잘 어울려 기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웅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첫번째 전시입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지웅에서의 첫 전시라는 점이 감개무량한 한편 준비가 좀 미흡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웅은 작가에 대한 배려가 유난히 많은 곳이죠. 그리고 싶은 걸 그리라는 말에 감사했어요. 덕분에 정말 제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한 듯해요. 마음먹은 만큼 인물화를 많이 그리지는 못했지만 1년 넘게 그리다 보니 이제야 조금씩 내가 뭘 그리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왔어요. 다음 전시는 언제 또 할지 모르지만 이제라도 더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리려고 합니다. 
 





■ 전시기간: 2022.10.12 – 12.16
■ 관람시간
: 10:00 ~ 18:00 (MON - FRI) / SAT, SUN, Holidays OFF
■ 장소
: 지웅아트갤러리(강남구 청담동 117-13, 2F)
■ 대표번호
: 070 4260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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