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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자연. 자연의 도시. 풀림의 안팎은 나무뿌리에 물이 스미듯 전위한다. 도시에 조성된 자연은 자연일까? 날것의 자연은 우리가 진정 만끽하는 자연일까? 풀림 안에 공명하는 초록은, 그리하여 그 안에서 우리가 감지하는 세상은 더없이 일상적이기도, 모쪼록 일탈적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의 안팎이 각각 면한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본능이 공명하는 곳은 여기 첨단의 도시일까, 아니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초록 속일까. 넌지시, 풀림이 물었다.


Editor Yi, Hyun Jun

Director ANOUK




As an Artist

풀림. 최혜림 작가가 캔버스에 풀어온 초록이란 뭘까. 대저 풀과 꽃일까. ‘힐링’이나 ‘치유’처럼 닳고 닳은 레퍼토리일까. 다만 ‘자연’에서는 풀림 작가의 마음을 온전히 읽을 수 없을 것이다.


근 3년간 모 기업 의류 브랜드의 컬러리스트로 일하다가 퇴사를 결심했다.
색을 다루는 일은 정말 재밌었어요. 문득 그런 생각을 했죠. 지금 여기에서 하는 일을 내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할 수 있을까. 답은 ‘노’였어요. 저는 얇고 길게 일하고 싶거든요. 끝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는 일,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은 뭘까 고민했죠. 더 늦기 전에 그림을 그리며 살기로 결심했고 회사를 나왔어요. 지금 제가 어떤 반열에 오르거나 큰 성공을 거둔 건 아니지만 제 한 선택에 대해선 어떤 후회도 없어요.

초록은 곧 계절이 아닌가. 풀림의 계절이라면.
"계절마다 초록은 미묘하게 달라요. 옅은 연둣빛인데 은은하게 반짝임이 감도는 초록은 막 봄이 시작할 무렵에 볼 수 있어요.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 초록. 봄 문턱을 지나서 햇빛을 많이 받으면 이파리가 두터워지면서 말 그대로 어른이 된 것처럼 농도 있는 초록이 보여요. 그렇게 여름이 오고 한 차례 장마도 지나가고 하면 아주 묵직하고 짙은 녹색이, 가을이 깊어지고 낙엽으로 변하면서 나는 원숙한 초록색도 있죠. 옅은 갈색빛을 띠는. 그중에서도 저는 봄에서 여름으로 막 넘어가는 시기의 초록을 가장 좋아해요.”

풀림의 풍경 속에서 자주 모네가 읽힌다. 아끼는 동시대 작가도 있나.
제가 무심코 수집하는 이미지들 가운데에도 모네의 작품들이 정말 많아요. 동시대 작가 중에는 김현수 작가님의 시선과 화풍을 참 좋아해요. 저의 초록과는 조금은 다른 결로, 동양적인 시선으로 당신만의 풍경을 창조하는 작가님이세요. 김수현 작가님이 표현하는 플랫한 풍경들이 아름다우면서도 상징적이예요.

앞으로 5년 또는 10년, 근미래의 풀림.
또렷한 레퍼런스가 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풀림’ 하면 바로 떠오르는 심상과 이미지를 지닌 작가. 현재까지는 제 작업 스타일과 표현 범주가 정립되지 않고 넓은 스펙트럼으로 흩어져 있다고 보거든요. 나중엔 누군가 제 그림을 보면 즉각적으로 풀림을 떠올릴 수 있는, 저만의 화풍을 가진. 

그런 걸 물으며 옆구리를 찌르는 인터뷰다. 돈 많이 버는 작가가 되고 싶나.
네, 많이 벌고 싶어요.(웃음) 제 그림을 원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돈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텐데, 제가 생각하는 건 아낌없이 재료를 살 수 있는 만큼이에요. 물감이 너무 비싸서 긍긍했던 때가 있거든요. 그림을 많이 팔아서 돈을 벌고 싶다면 제겐 그거예요. 부족함 없이 재료를 사서, 계속해서 원하는 때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태.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그릴 건가.
물론 작업하는 과정이 내내 즐거움만 가득한 건 아니지만, 제가 이토록 몰입할 수 있는 일은 아마 그림밖에 없을 거예요. 인내심이 가득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살면서 무엇 하나 진득하게 붙잡고 했던 적이 많지 않은데, 유일하게 제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무슨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미처 모르고 집중하는 일이 바로 그림 그리는 거예요. 그런 그림을 이렇게 자유롭게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 제 자존감을 높여주는지도 몰라요. 

그림이 뭐길래.
놀이고 습관이에요. 제 삶의 지당한 행위. 업이기도 하고 취미이기도 하죠. 그림은 그러니까, 말과 행동 같은 수단 이외에 저라는 사람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래서 제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기도 해요.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모든 순간이 신나요. 제 이전 작업실이 과거에 아이들 무용 학원이었던 공간이거든요. 그래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이 있어요. 제가 작업하다가 어느 날 문득 거울에 있는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제가 웃고 있어요. 몰랐어요, 제가 그렇게 웃으면서 그림을 그리는지. 




About Work

말쑥한 현대의 조직에서 직장인의 삶을 영위하던 1992년생 작가 풀림은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선다 . 그 당위는 어쩐지 곱씹을수록 거룩하다 .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얇고 길게 하고 싶었어요 , 할머니가 되더라도요 .” 풀림에게 그림은 습관이자 놀이 . 초록이라는 색의 스펙트럼처럼 무수하고 아득한 몰입이자 사는 호흡이다 . 아이들의 발레 교습소를 개조한 풀림의 과거 작업실 . 어느 날 벽면을 메운 거울 안에서 정신없이 붓을 가누며 웃는 자신과 눈을 마주치곤 놀란다 .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다 . 그런 얼굴로 그림을 그리는 줄은. 


풀림의 그림 속 컬러들은 어떻게 계획되나. 
"어떤 초록엔 노란빛이 강하고, 어떤 땐 분홍빛이 나기도 해요. 아주 묵직하고 다크한 그린, 밝고 경쾌한 그린 같은 색들은 대부분 제 감정에 기인해요. 작품 속 풍경은 모두 제 기억의 조합이면서 재구성이거든요. 그 장면을 바라봤을 때 제가 했던 생각들, 느꼈던 기분들이 컬러 스킴을 결정해요.”

작품이 기획되고 탄생하는 과정이라면.
여느 작가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세스가 아닐까 해요. 그동안 계속해서 사진첩에 모아뒀던 이미지들, 핀터레스트 안에 스크랩 해뒀던 비주얼들을 찬찬히 보면서 큰 주제를 생각해요. 이미지는 매일 매일 쌓여요. 제게 좋아 보이는 것들, 무의식중에 눈에 띈 것들이 습관처럼 저장되어 있어요. 모아둔 시각물들은 꼭 풍경 사진이 아니라 특정 컬러나 패턴일 수도 있죠. 주제를 정하면 누군가는 컴퓨터나 스케치를 통해 사전 작업을 하시기도 하는데, 저는 딱 두 가지를 인쇄해 곁에 붙여요. 컬러나 무드가 드러나는 이미지 하나,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풍경 이미지 하나. 그러고는 밑그림 없이 바로 붓을 들고 착수해요. 성격이 급해요.(웃음) 그렇게 즉흥적으로 나온 결과물들이 대체로 제 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안 들면 덮고 새로 그리면 돼요.  

작업 환경은 어떤가. 
다른 작가님 세 분과 함께 작업실을 쓰고 있어요. 완전히 트인 공간은 아니고 개인 공간이 느슨하게 구분된 세미 오픈 스페이스에요. 홀로 작업을 하면 아무래도 처지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주변 작가분들을 오가며 마주치고 함께 작업하면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많아요.
 

작업에 앞서 풀림의 일과, 어떤 의식이나 습관도. 
매일 평균 여섯시간 이상은 작업에 할애해요. 오전에 세 시간 작업하고 식사하고, 다시 세 시간 그리고. 마음먹고 붙잡으면 세 시간은 정말 금방 가거든요. 저는 그림 그리는 내내 무조건 서서 그려요. 그리고 스마트폰은 작업 반경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려 놓죠. 스마트폰을 한번 잡게 되면 짧은 시간이라도 그 안에서 본 것들이 그림 그리기를 이어 나가는 동안 계속 잔상처럼 머릿속에 남아서 몰입을 방해하더라고요. 스마트폰과 잠시 이별하고, 오직 서서 그리는 것.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완성되나. 
역설적으로 욕심이 극에 달할 때 저는 멈춰요. 자꾸만 뭔가를 더하고 싶고, ‘조금만 더 표현됐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고, 그래서 끊임없이 여기저기 선을 더하거나 색을 덧입히고 있는 저를 발견할 때. 더하려는 마음을 따르고 나면 늘 후회하거든요. 그래서 그때 딱 멈춰요.

그야말로 풀이 굽이치는 바다. 묘하게 생동하는 패턴이 눈에 선한 그야말로 ‘풀바다 시리즈’는 풀림 작가가 그리는 조금 다른 결의 초록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업이에요. 통상 사람들은 형태와 상황이 상상되는 초록의 풍경 그림을 더 선호하세요. 그런데 이지수 디렉터님은 제 풍경만큼이나 풀바다 시리즈에 큰 관심을 보여주셔서 놀랐어요. 제가 풀바다 시리즈에 담고 싶었던 개념, 품었던 가치들에 깊이 공감해 주시고, 전시를 통해서 그걸 전달하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죠. 풀바다 시리즈에선 제 손과 상상이 만들어 낸, 자연의 어떤 존재를 연상케 하는 무언가가 엉켜 파도쳐요. 가만히 보면 이 형상은 ‘초록’이라는 시각성으로 통일됐을 뿐, 풀이나 나무, 숲을 의도한 것은 아니에요. 흥미로운 건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에요. ‘아, 이건 숲이네요’, ‘풀밭을 묘사한 거죠?’ 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으로 수렴하는 인지와 시선이에요.

풀바다 시리즈의 패턴에서는 다양한 것들이 읽힌다. 
우리가 사는 자연은 엄밀한 의미에서 자연自然은 아닐 수 있어요. 많은 사람의 ‘휴식’이나 ‘힐링’이 비롯되는 자연은 본디 그대로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위해 가공해 놓은 자연인 경우가 많아요. 마치 서울숲이나 선유도공원처럼요. 편리하게, 심미적으로 잘 가꿔진 자연을 보며 안정감을 느끼고 위로받는 저와 사람들 사이엔 커다란 공감대가 있다고 느꼈어요. 따지고 보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자연이라 느끼는 것. 부자연 안에서도 충분한 ‘자연스러움’을 만끽하는 것. 풀바다 시리즈가 여러 가지 색감으로 바뀌는 등 변주가 이루어진대도 여전히 사람들은 그것을 자연이라 느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안팎’이라는 작품을 좋아한다. 
학부생 때 그렸던, 꽤 시간이 지난 작품이에요. 불규칙한 자연 풍경 안에 단단하고 규칙적인 구조물들이 들어 있는, 그 대조성이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안팎이라는 제목을 짓고 흡족해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초록이 가둔 것이 안이지만 밖인 것도 같고, 초록이 내다보이는 것은 분명 밖이지만 안인 것도 같은, 시선의 이동들.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보며 캔버스 이외의 환경에서도 풀림의 초록이 빛날 거라는 상상을 했다. 
캔버스 이외의 재료를 탐험하고자 하는 욕심은 있어요. 아마 올해 말부터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백그라운드 재료, 서브 재료들을 가지고 도전해 볼 계획이에요. 제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부합하는 재료가 뭘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국내의 풍경들이 주로 담겼다. 
내년쯤에는 한국을 벗어나 이국적인 풍경들을 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프랑스를 특히 좋아해요. 제 작품 가운데 ‘들쑥날쑥’이라는 대형 작업도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보며 탄생했거든요. 현장에 가서 다시 드로잉도 해보고 컬러도 써보면서 영감을 자극받고 싶어요.



For Exhibition

‘초록’이란 명사에 형용사 변형이 없다는 사실은 내게 늘 충격이자 마음의 짐이었다. 파랑은 ‘파란’, 빨강은 ‘빨간’, 노랑은 ‘노란’, 검정은 ‘검은’, 하양은 ‘하얀’. 그것은 아마 어떤 생명력도 스펙트럼에 끌어안고 보는 초록의 무시무시한 포용력 때문이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인간을 위시한 수많은 생명이 초록에 기대 살기에, 초록으로서 수식의 여지조차 마련해 두지 않은(못한) 걸까. 뭐 그런 생각을 하다 풀림 작가의 초록을 다시 본다. 그가 왜 할머니가 되도록 그림을 그리려 했는지 알 것도 같다. 



JW 아트 갤러리와의 인연은 우연보다 필연에 가까운 느낌이다. 기획자 주체가 작가를 발견하는 일은 연인에 대해 고심하는 것과 비슷한 깊이가 아닐까 한다.  
이지수 디렉터님으로부터 개인적인 연락을 받았어요. 제가 그린 작품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셨다는 말씀과 함께, 개인 전시를 제안해 주셨죠. 그동안 작은 전시는 여럿 참여했었는데, 저만의 기획전은 처음이에요. 긴장은 물론이고 설레고, 떨리고, 동시에 욕심도 많이 나요. 

작품과 작가가 전시의 5할이라면 나머지는 그 모든 순간이 결집하는 공간이라고 믿는 한사람이다. 처음 JW아트 갤러리에 방문했는데 공기가 묘했다. 
공간이 정말 예뻤어요. 창도 크고 해도 잘 들고, 맑은 분위기가 마음을 사로잡았죠. 공간과 어우러지는 작업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기획하고 구상하고 있어요. 디렉터님과 대략적인 구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너무 밭은 간격으로 많은 작품을 보여주는 것보다 품과 여유를 두고 관객들이 넓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방향이 좋겠다고 의견이 수렴됐어요. 

풀림의 그림에는 ‘도시'와 ‘자연’이라는 두 상반되는 키워드가 있다.  
도심 속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 시선의 동질감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잘 조성된 자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보기도 하고, 패턴처럼 정렬한 초록의 프리즘을 통해 자연의 인공성을 곱씹기도 했지요. 같은 주제 아래 완전히 다른 작업이 나왔어요. 풍경화의 구상도 좋지만 풀바다 시리즈를 통해서는 추상을 통해 제 생각을 전달해 보고 싶었죠. 
 

왜 ‘도심 속 자연’인가. 
이를테면 야생으로 캠핑을 떠났을 때 만나는 자연 앞에서는 도리어 무서운 감정이 앞서기도 해요. 아무런 가공이 되어있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자연은 인간을 압도하는 만큼 공포가 되기도 하죠. 어쩐지 나를 통째로 집어삼킬 것만 같고, 다듬어지지 않은 그 안에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도 모르고요. 내가 정녕 편안함을 느끼는 자연은 사람들에 의해 잘 다듬어진, 인공의 정원 같은 것들이 아닐까. 이런 내 생각을 작업으로 펼쳐보면 재밌겠다 싶었죠. 

인간이 조성한 자연도 그 자체로 자연일까. 
조성된 부자연스러움 속에서 자연의 충만함을 발견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참 재밌었을 뿐, 이런 자연은 틀렸다거나, 자연은 이래야만 한다는 가치 판단은 하지 않아요. 

이번 전시에서 보이는 초록은 그 깊이가 사뭇 다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간직한 풀림의 화두라면.  
지금까지는 맑고 밝은 자연을 그렸거든요. 이번엔 그동안의 행적에 변주를 더하고 싶어 초록의 색감이 가진 넓은 스펙트럼에 집중했어요. 같은 녹색 범주 안에서도 초록이 재현할 수 있는 느낌은 무궁무진하잖아요. 그린을 어떻게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번엔 짙고 어둑한 녹색으로, 조금 더 차분하고 습도 가득한 자연을 묘사해 보고 싶었어요. 구도 측면에서도, 저의 개인적인 제작 측면에서도 조금 다른 시선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 전시기간: 2023.07.17 – 2023.09.22
■ 관람시간
: 10:00 ~ 18:00 (MON - FRI) / SAT, SUN, Holidays OFF
■ 장소
: 지웅아트갤러리(강남구 청담동 117-13, 2F)
■ 대표번호
: 070 4260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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