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영국 최고의 초현실주의, 표현주의 화가로 불리는
프랜시스 베이컨. 1909년 아일랜드 태생으로 런던에서
왕성한 활동을 한 뒤 1992년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16세기 세계적인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과 같은 이름을
가진 탓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바로 철학자 베이컨의 배 다른 형인 니콜라스 베이컨의 후손이랍니다.
프랜시스는 어린 시절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며
여러 하인을 두었지만 성정체성의 문제로 아버지로부터
쫓겨나다시피 하여 베를린에서 열정적인 유년기를 보내게 되죠.
그곳에서 게이로서 자유로운 문화를 경험한 뒤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프랜시스.
미술교육을 정식으로 받지 않은 그는 독학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합니다.
그러나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만 해도 프랜시스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혹평에 괴로워했습니다.
뭉크와 피카소와 같은 화가가 떠올릴 만큼
유사점을 가진 그의 작품은 1944년 ‘십자가에 못박힌 형상의
세 가지 연구’’를 완성했고, 이는 평단의 열렬한 찬사를 받게 됩니다.
이후, 프랜시스는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존재하는
보편적인 단면들을 보여주는데, 결과물들이 대부분 기괴하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추상적인 테마로 흘러가게 되죠.
악몽에서 나올 법한 그림들은 많이 그렸습니다.
한편으로, 이런 극단적인 묘사는 어둡고 침울했던
자신의 유년 시절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프랜시스는 과감한 동성과의 애정묘사도 서슴지 않았으며
많은 누드화와 초상화를 통해 강렬함과 뒤틀림으로
인간 내면의 어두움과 공포들을 불안정한 톤으로 표현했습니다.
주로 ‘인간의 본질’에 집착했던 프랜시스의 그림 중
가장 비싼 작품은 바로 동료 화가인 루시앙
프로이드(Lucian Michael)를 그린 ‘루시앙 프로이트의 연구’로
무려 1억4천 달러가 넘는 가격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이는 한화 1천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이처럼, 미술 시장에서 그의 그림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점
또한 프랜시스가 오늘날 어떤 평가를 받고 예술가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