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자신의 얼굴을 한번도 공개하지 않은
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한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그는 1957년 태생으로 벨기에 출신입니다.
앤트워프 왕립학교를 졸업한 뒤 곧장 프랑스로 건너간 마틴은
패션 디자인계의 거장인 장 폴 고티에르 밑에서
3년간 일한 뒤 1988년 자신의 패션 하우스인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파격적인 ‘해체주의’ 패션을 선보이며
패션업계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마틴은
1997년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되면서 패션계의 거물이 됩니다.
한편,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서면이나 이메일로만 주고받는 등,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했던 그의 성격은
자신의 브랜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생 디자이너의 경우 자신의 이름을 따거나
이니셜, 단어들을 조합하여 브랜드 네이밍을 정하는데
그는 오직 숫자만을 이용한 것이죠.
1번부터 23번이 새겨진 모슬린 소재의 라벨이
바로 마틴의 시그니처입니다.
이처럼 극도의 신비주의를 펼쳤던 그가
2019년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
<마르지엘라>를 통해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마틴은 2008년 패션업계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뒤 비교적 조용한 삶을 살고 있으며
파리에 위치한 메종 마르지엘라는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가
2015년부터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독자 노선을 걷는 대신 디젤과 프라다, 몽클레르,
질 샌더를 소유하고 있는 OTB 그룹 내 기업으로 소속되어
2002년 이후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습니다.